‘자폐’의 의미와 어원 – 단어 하나가 만든 인식의 차이

안녕하세요 BCBA 박혜지 입니다.

hello.littlelanterns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소개 드렸던 KBS시사 창 나는 자폐 스펙트럼입니다를 시청했어요.

다큐멘터리를 보던 중, ‘자폐’라는 단어의 어원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부끄럽지만 그때까지 저는 이 단어가 어디서 왔는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머리를 ‘댕’ 하고 맞는 느낌이 들었어요.

“선입견을 줄 수 있는 ‘자폐’라는 단어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서양 의학이 일본을
통해 들어오면서 1900년대 초, 일본에서 “AUTISM’을 ‘스스로 자(自)’와 ‘닫을 폐(閉)’로 번역했어요.

하지만 AUTISM의 어원은 ‘autos’ (자기 자신)과 ‘ism’ (존재)이에요. ‘닫힘’이라는 뜻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 KBS 시사 창 〈나는 자폐 스펙트럼입니다〉 바로가기

이 짧은 설명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존재’를 뜻하는 단어가 번역하는 과정에서 ‘닫힘’으로 바뀌면서,
그 한 글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우리의 인식에 영향을 미쳐왔을지 생각하게 되었어요.


🪞 언어는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인식을 바꿉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자폐’라는 말을 ‘세상과 단절된 사람’, ‘자기 안에 갇힌 사람’
‘자신만의 세상이 있는 사람’의 이미지로 떠올려왔습니다.

하지만 Autism의 본래 의미는

‘자기 자신과 관련된 존재’

즉 세상을 다르게 경험하고 표현하는 한 사람의 방식을 뜻합니다.

‘닫혀 있다’는 한자의 뉘앙스는 때로는 보이지 않게 편견을 만들어내고,
그 편견은 누군가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바꿔 놓습니다.

겨우 용어의 한 글자 차이로 이렇게까지 다르게 느껴질까 싶지만,
그 작은 차이가 인식을 바꾸는 시작이 될 때가 있어요.
언어가 가진 힘은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 스펙트럼 이라는 새로운 시선

최근에는 ‘자폐 스펙트럼 (Autism Spectrum)’ 이라는 용어가 전세계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명칭의 변화가 아닌,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경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에요.

‘스펙트럼’은 연속성과 다양성을 의미합니다.
각자 다른 색의 빛이 모여 하나의 무지개를 이루듯,
사람들의 발달과 감각, 사고의 방식도 다양한 빛으로 존재합니다.

이게 바로 신경 다양성 (Neurodiversity)의 관점이죠.


🕯️ 단어 하나가 여는 새로운 시선

‘자폐’라는 단어를 바꾸어 부르는 일은, 단순히 표현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아이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이기도 합니다.

닫힌 문 안의 아이가 아니라,
다른 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로 –

그 존재의 방식을 존중하는 언어로 말할 때, 비로소 이해가 시작됩니다.


🌿말을 바꾸면, 시선이 달라집니다.

아이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
그 시작은 ‘이름 붙이는 방식’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언어는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세상을 바꿉니다.
아이를 닫힌 문 너머가 아닌, 다양한 빛 스펙트럼 안에서 바라봐주세요.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일,
그 시작은 언어를 다시 들여다보는데 있습니다.

Little Lanterns | 함께 자라는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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