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언어가 갈라진 이유: 지배 언어 전환과 언어 전이에 대하여 언어 전환과 언어 전이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BCBA 박혜지 입니다.

두 돌 무렵, 같은 시기에 같은 미국의 동네로 이주한 두 아이가 있습니다.

두 아이 모두 낯선 환경 속에서도,
기관 생활에 잘 적응했고,
하루하루 밝고 씩씩하게 자라났습니다.

그러데 시간이 흐를수록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서로 달라졌습니다.
한 아이는 영어를 주로 쓰게 되었고,
다른 아이는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이어갔습니다.

무엇이 두 아이의 언어 사용에 서로 다른 방향을 만들어낸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그 이유를,
아이를 둘러싼 언어 환경과 관계 속의 경험,
그리고 지배 언어 전환 (dominant language shift)과 언어 전이 (language shift) 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지배 언어 전환 (Dominant Language Shift) 이란?

지배 언어 란 한 사람이 가장 편안하게, 능숙하게 사용하는 언어를 말합니다.

아이가 처음 접한 언어가 무엇이든,
새로운 언어 환경에서 듣고 말하는 경험이 지속되면
점차 그 언어가 주된 사용 언어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지배적으로 사용하는 언어가 바뀌는 현상을
[지배 언어 전환] 이라고 합니다.


언어 전이 (Language Shift) 란?

언어 전이는 한 사회나 개인이 기존의 언어 사용을 줄이고, 다른 언어로 서서히 옮겨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지배 언어 전환이 개인의 언어 사용에 집중된 개념이라면, 언어 전이는 가정, 공동체, 사회 전체이 언어 사용 경향까지 포함합니다.


두 아이가 서로 다른 언어 환경을 갖게 된 이유는?

겉으로 보기엔 비슷한 조건처럼 보여도,
아이의 언어는 아주 섬세한 요인들에 영향을 받아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1. 가정 내 언어 사용 방식

한 가정은 일관되게 한국어로 소통했고,
다른 가정은 영어와 한국어를 혼용하거나
영어 노출을 적극적으로 늘렸을 수 있어요.

2. 외부 환경에서의 언어 노출

유치원, 놀이 그룹, 영상 콘텐츠 등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환경에서
어떤 언어가 주로 사용되었는지도
아이의 언어 습득 방향에 큰 영향을 줍니다.

3. 부모의 언어 태도

부모가 “영어는 자연스럽게 익히니 한국어라도 지켜주자”는 태도를 갖고 있었는지,
혹은 “영어 노출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는지도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4. 아이의 성향과 또래 반응

외향적이고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즐기는 아이는
영어 사용이 자연스럽게 늘 수 있고,
가정 중심적인 아이는 한국어 사용을 더 오래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5. 형제 유무와 그 영향력

형제의 유무도 언어 사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형/오빠/누나/언니 가 영어를 먼저 습득한 경우,
그 동생은 자연스럽게 영어 중심의 상호작용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첫째 아이가 한국어 사용을 중심으로 성장한 가정이라면,
둘째 역시 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형제간 언어 사용은 부모의 언어 사용 방식 못지 않게
아이의 일상 언어 경험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두 아이는 모두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익숙한 언어가 서로 다를 뿐,
그 언어를 통해 관계를 맺고
세상을 탐색해 나가고 있어요.

언어는 ‘언제 노출 됐는가’ 보다는
‘어떤 관계 안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가’ 가 더 중요합니다.

아이의 언어가 바뀌는 모습을 불안하게만 바라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안에는 아이가 경험한 환경과 관계,
그리고 일상의 작은 흐름들이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Little Lanterns는
이처럼 언어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님들과
생각을 함께 나누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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