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레지오처럼 키워볼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BCBA 박혜지 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해드린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 기억하시나요?

오늘은 지난 포스팅에 이어, 한걸음 더 나아가 보려 해요.

우리 가정에서, 일상 속에서, 아이와 함께 실천해볼 수 있는 레지오식 활동들 – 그리고 교사 및 치료사 로서 제가 배운 시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레지오처럼 키운다는 건, 특별한 교구보다 ‘시선’의 변화예요

많은 분들이 레지오라고 하면 멋진 아틀리에나 예술 교구를 떠올리곤 하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아이를 관찰하고, 기다려주는 마음의 태도예요.

레지오에서는 아이의 말과 행동, 놀이 속 표현을 유심히 바라보며 “이 아이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를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는 데서 시작됩니다.

이 시선은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아이의 생각을 발견하고 따라가는 데서 출발해요. 때론 아이의 행동이 돌발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안에도 아이만의 논리와 감정이 담겨 있을지 모릅니다.


집에서도 해볼 수 있는 활동 아이디어

1. 탐색 코너 만들기

창가, 책상 한쪽, 거실 구석이라도 괜찮아요! 아주 작은 공간도 충분해요!

자연물(돌, 나뭇잎), 다양한 재료(헝겊, 종이, 끈, 병뚜껑, 나무 블록 등)을 놓고 아이가 만지고, 배열하고, 관찰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세요.

중요한 건 ‘무엇을 해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만져보고 구성해볼 수 있는 열린 자리 라는 거예요.

“이건 어떻게 만져져?”
“다른 재료랑 섞어보면 어떨까?”

하고 조용히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레지오적 대화가 시작됩니다.

2. 프로젝트 놀이

아이와 함께 관심 주제를 정해 깊이 탐색해보세요. 예를 들어, 아이가 달팽이에 관심을 가졌다면:

  • 책이나 사진을 찾아 함께 보기
  • 실제 달팽이를 관찰하고 그리는 탐구 및 미술 활동
  • 달팽이 움직임을 따라 몸으로 표현해보기
  • 달팽이 집을 상상해서 만들기

등과 같은 활동들로 확장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결과물이 아니라, 함께 탐색하는 과정이에요.

아이가 무엇을 어떻게 느끼는지,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지를 따라 가보는게 핵심입니다.

3. 기록 남기기

아이의 말, 행동, 표현을 짧게라도 글로 적거나 사진으로 남겨보세요.

그 기록은 단순한 메모를 넘어 아이의 ‘생각의 흔적’이자, 아이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거울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기록을 아이와 함께 보면서 대화해보세요.

“그때 이런 말 한 거 기억나?”
“이건 네가 고른 색이었어”

이런 대화를 통해, 아이는 ‘내가 존중받고 있구나’라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는 연습

저는 직접 레지오 접근법을 실천해본 경험은 없지만, 교사로서 아이들을 만날 때,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아이의 시선을 함께 따라가는 연습을 자주 합니다.

한 아이가 바닥의 선을 따라 조약돌을 배치하는 것을 지켜보다 “이건 어떤 길이야?”라고 물었을 때, 아이는 “이건 산책 갔을 때, 우리 집까지 가는 길이에요. 엄마랑 같이 걸었어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아이는 무의미한 놀이 혹은 장난이 아니라 놀이를 통해 기억을 꺼내고, 그 기억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표현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처럼 아이는 말보다 앞서, 행동과 놀이로 자신의 세계를 이야기합니다.


아이의 백 가지 언어를 믿는다는 것

아이에게는 무한한 표현의 가능성이 있어요. 그리고 그 표현을 발견하고 이해해 주는 건 바로 어른의 역할이죠.

가정에서도, 교실에서도 – 말이든, 그림이든, 몸짓이든 – 아이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도록 귀 기울여주는 순간들이 쌓이면,

그 아이는 자신이 존중 받고 있다고 느끼고, 더 풍부하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됩니다.

작은 일상 속에서, 아이가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바라봐 주세요.

그 마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깊고, 아름답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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