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BCBA 박혜지 입니다.
오늘은 이름은 낯설지 않지만, 그 안의 철학은 조금 특별한 교육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유아교육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접근법은, 아이를 ‘배워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탐색하고 표현할 수 있는, 이미 충분한 역량을 가진 존재로 바라봅니다.
아이는 ‘백 가지 언어’를 가진 존재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은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에서 시작되었어요. 전쟁 이후의 시대 속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에 대한 깊은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이 접근법은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이미 내면에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합니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아이는 그림, 움직임, 놀이, 만들기, 질문, 음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모래를 손으로 흘리고 뭉치며 감각을 통해 기분이나 긴장을 풀어내는 아이, 친구에게 “같이 놀자”는 마음을 눈빛이나 몸짓으로 전하는 아이, 종이에 선을 반복해서 그리며 하루의 기억을 정리하는 아이 – 이 모든 것이 “백 가지 언어”에 해당합니다. 말로만 표현하지 않을 뿐, 아이는 이미 자신만의 방식으로 충분히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은 이런 표현 하나하나를 ‘아이만의 백 가지 언어’로 존중하는 시선에서 시작됩니다.

교사는 안내자, 환경은 세 번째 교사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에서는 교사를 아이의 주도성을 지켜보며 도와주는 안내자로 봅니다. 또한, 교실이나 놀이공간 등 아이가 머무는 환경 자체도 배움의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환경은 제3의 교사”라는 말은 이 접근법에서 자주 등장하는 문장이에요. 예쁜 교실을 꾸미는 것보다는 아이가 탐색할 수 있는 열려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해요.
예를 들어, 교실 한켠에 준비된 나뭇가지, 천 조각, 유리판, 색깔 셀로판지 같은 다양한 재료들은 아이에게 상상하고 조합하며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그 공간 속에서 아이는 단순히 노는 것을 넘어, 재료(감촉, 무게, 소리 등)들을 직접 경험하며 그 재료가 가진 성질을 탐색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투영해보며 의미를 만들어갑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배움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에서는 아이 한 명의 생각도 소중히 여깁니다. 아이들끼리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관찰을 하고, 자료를 모으며 하나의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배움이에요.
이 과정에서 교사는 ‘기록자’가 되어 아이의 생각과 표현들을 글, 사진, 작품으로 남깁니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나뭇가지를 모아 무언가를 만들었을 때, 교사는 “이게 뭐야?”라고 묻기보다 그 과정을 어떻게 느끼고 구성했는지를 듣고, 그 장면을 사진과 글로 담아내죠.
이런 기록은 나중에 부모님과도 공유되며, 아이 스스로가 자신을 이해하고 돌아보는데 큰 힘이 됩니다.

Little Lanterns에서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아이를 “채워야 할 존재”가 아닌, 이미 “충분한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 그 안에는 아이에 대한 존중과 기다림이 담겨 있어요.
아이는 매일, 자신의 언어로 세상을 탐색하고 있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 언어를 알아차리고, 조용히 귀 기울이며, 그 옆을 함께 걸어가는 일이겠지요.
우리 아이를 더 깊이 바라보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자라는 레지오 에밀리아의 여정이 궁금하신가요?
다음 글에서는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레지오 에밀리아 활동과 교사로서의 시선에 대해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아이의 속도를 따라가며, 그 안의 언어들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시간을 함께 누려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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