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언어 교육, 정말 좋을까요? 언어·인지 발달 이점

안녕하세요 BCBA박혜지 입니다.

아이들이 두 개, 혹은 세 개의 언어를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을 보면 감탄이 나오지 않으신가요? 그런데 이런 아중언어 환경이 단지 말의 문제를 넘어서 아이의 인지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 소개할 논문은 오스트리아, 헝가리, 터키의 연구진이 함께 진항한 것으로 다중언어 학습이 메타언어적 인식 능력(Metalinguistic Awareness), 작업 기억 (Working Memory), 그리고 제 1언어 어휘력 (L1 Lexicon Size)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중언어, 뇌에 어떤 변화를 줄까요?

논문에서는 만 11~14세의 아동 117명의 대상으로, 다중언어 경험이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습니다. 이들은 일반 학교와 영재 프로그램 소속으로, 모국어만 사용하는 아동부터 영어·독일어·스페인어 등을 함께 배우는 다중언어 아동까지 다양했습니다.

아이들의 작업 기억, 어휘력, 메타언어 인식 능력을 평가한 겨로가,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 세 언어 이상을 배우는 아동일수록, 메타언어적 인식 능력 점수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 작업 기억과 어휘력도 다중언어 아동이 더 우수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 이 경향은 일반 아동 그룹보다 영재 아동 그룹에서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즉, 다중언어 환경에서의 경험이 단지 언어 능력뿐만 아니라 언어를 [이해하고 조작하는 사고 능력] 까지 길러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메타언어 인식 능력이란?

쉽게 말해, ‘언어를 언어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에요.

예를 들어, 어떤 문장이 이상하게 느껴질 때 왜 이상한지 설명하거나, 단어의 형태나 문법 구조에 대해 의식하는 것이죠.

이러한 능력은 읽기, 쓰기, 제2외국어 학습, 논리적 사고 등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언어 재능은 타고나는 걸까요?

이 논문이 특별한 이유는, 다중언어 학습이 단순히 잘하는 아이들이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 과정 그 자체가 언어 재능(Linguistic Giftedness)을 키우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IQ가 높기 때문이 아니라, 다양한 언어 환경에 노출되고 그 안에서 의미를 만들어가는 경험이 뇌를 다르게 쓰게 만든다는 이야기 예요. 특히, 연구팀은 다중언어 발달 이론 (DMM, Dynamic Model of Multilingualism)을 기반으로, 언어 재능을 고정된 능력이라기보다 경험을 통해 자라는 역동적인 능력으로 보아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아이의 언어를 다시 바라보며

이 논문을 읽고 나서,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 우리 아이에게 지금 어떤 언어 환경이 주어지고 있을까?
  • 언어를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놀이가 충분할까?
  • 아이가 새로운 언어를 받아들일 때, 나는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다중언어 학습은 ‘공부’보다 ‘경험’이라는 말이 새삼 와닿습니다. 언어가 섞이는 상황, 다양한 소리와 표현을 듣고 흉내내보는 일, 뜻이 통하지 않아도 시도해보는 과정 자체가 아이에게는 뇌를 자극하는 인지 훈련이 되는 것이죠.

이 연구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세지를 줍니다.

다중언어 학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인지적 자산이며, 아이가 스스로의 가능성을 넓혀가는 과정입니다.

혹시 우리 아이가 두 언어 사이에서 헷갈려 하더라도, 그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아이는 그 사이를 오가며 언어의 구조를 배우고, 기억력을 확장하고, 사고를 유연하게 만드는 법을 익히고 있을지도 몰라요.

🌿 언어는 단지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아이가 자라고 확장되는 방식일 수 있다는 것.

오늘도 아이가 어떤 언어를 만나고, 어떤 말을 시도했는지를 한 번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주세요.

원문 논문보기:

https://journalofcognition.org/articles/10.5334/joc.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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